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1846년 10월 16일은 수술의 고통을 바꾼 ‘에테르 마취’ 공개 시연이 있던 날이다.
이날 미국 보스턴의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의학의 역사를 바꾸는 수술이 진행됐다. 환자가 극심한 고통을 견뎌야 했던 기존 수술과 달리 마취제를 이용해 통증을 억제한 상태에서 외과적 처치가 이뤄진 것이다.
이날 치과의사 윌리엄 토머스 그린 모턴은 환자에게 에테르 증기를 흡입시켰고, 외과의사 존 콜린스 워런은 목 부위의 병변을 수술했다. 당시 환자는 에드워드 길버트 애벗이라는 남성이었다.
수술이 진행되는 동안 애벗은 이전의 환자들처럼 극심한 고통에 몸부림치지 않았다. 완전한 무의식 상태는 아니었지만 통증이 상당 부분 억제되면서 에테르 마취의 효과가 의료진 앞에서 입증됐다.
이날의 공개 시연은 현대 마취학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10월 16일이 세계 마취의 날로 기념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취 이전 외과수술, 환자는 끔찍한 고통에
19세기 전반까지 외과수술은 환자에게 극심한 고통을 수반하는 의료행위였다. 술이나 아편 등을 이용해 통증을 줄이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효과가 일정하지 않았고, 환자의 의식과 통증을 안정적으로 조절하기 어려웠다.
수술 중 환자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여러 사람이 붙잡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팔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에서는 고통을 겪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신속하게 절개하고 봉합하는 능력이 중요하게 평가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취의 등장은 외과의사가 시간에 쫓기지 않고 보다 정교한 처치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미국 조지아주의 의사 크로퍼드 윌리엄슨 롱은 1842년 3월 30일 에테르를 이용해 환자의 목에 생긴 낭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했다. 모턴보다 4년 이상 앞선 시도였지만 롱은 자신의 경험을 즉각 학계에 발표하지 않았다.
치과의사 호러스 웰스 역시 1844년 아산화질소를 이용한 치과 마취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듬해 진행된 공개 시연에서 충분한 효과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의료계의 폭넓은 인정을 받지 못했다.
특허 분쟁으로 이어져
모턴은 이날 에테르 마취에 성공한다. 모턴은 자신이 사용한 마취제의 성분을 처음부터 공개하지 않고 '레테온(Letheon)'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했다. 마취 기술을 특허로 보호하고 상업적으로 활용하려는 목적이었다.
그러나 에테르는 이미 알려진 화학물질이었다. 이를 이용한 마취법의 독점 가능성을 놓고 논쟁이 벌어졌고, 롱과 웰스, 화학자 찰스 잭슨 등도 마취 발견의 공로와 관련해 거론됐다.
그러면서 특허 논쟁이 벌어지면서 그야말로 마취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상당했다. 이런 법적 분쟁에도 불구하고 에테르 마취의 보급은 환자에게는 고통에서 해방을 시켜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