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1980년 개봉한 마이클 치미노 감독 영화 ‘천국의 문’은 서구 개척의 이면을 다뤘다. 크리스 크리스토퍼슨과 크리스토퍼 워컨, 이자벨 위페르 등이 출연한 이 영화는 1892년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발생한 ‘존슨 카운티 전쟁’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1870년 하버드대를 졸업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젊은이들이 미래를 꿈꾸면서 춤을 추는 장면이다. 하지만 20년 뒤 서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주인공 제임스 에이버릴은 와이오밍주 존슨 카운티에서 보안관으로 일하고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목장주와 이민자들의 갈등이 있었다.
목장주와 이민자들의 갈등
목장주들은 이민자들이 자신들의 소를 훔친다고 주장했고, 실제로 가축 절도에 가담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러면서 목장주협회는 개별 범죄를 집단범죄로 둔갑시키면서 이민자들을 청소하려고 했다.
에이버릴은 이런 계획을 알게 되면서 이민자들에게 위험을 경고하고, 결국 목장주 측 무장세력과 이주민들이 대규모 전투를 벌인다.
영화 속 갈등은 미국 토지정책에서 나온다. 1862년 홈스테드법을 제정해 서부 정착을 장려했다. 일정한 자격을 갖춘 정착민에게 연방정부 소유 토지 160에이커, 약 65만㎡를 개간할 수 있게 해주고,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게 했다.
그러면서 유럽 이민자와 미국 동부 주민들은 서부로 이동하게 됐다. 문제는 서부에 있는 목장주들이 울타리 없는 광활한 초원에 소를 풀어 놓는 방목 방식을 이용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소유하지 않은 공공 토지도 목초지로 이용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그런데 정착민들이 들어와 땅을 개간하고 울타리를 치면서 목장주와 이주민들의 갈등이 불거질 수밖에 없었다.
목장주들의 행동
천국의 문에서는 목장주들의 행동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들은 자신들의 재산권을 보호해야 한다면서 무력 사용을 정당화했다. 목장주협회는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적으로 처형 대상을 정했다. 이른바 자력구제를 한 것이다.
하지만 이주민들 입장에서는 정부가 자신들에게 토지를 개간하고 소유할 수 있는 권한을 줬다는 점에서 충돌할 수밖에 없다. 기존 사업자가 새로운 시장 참여자의 진입을 막으려는 행위와 연결되는 대목이다.
이는 단순히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사례가 있다. 1892년 4월 존슨 카운티 전쟁이다. 당시 와이오밍의 대규모 목장주들은 가축 절도 문제와 소규모 목장주들과의 갈등이 심해지자 외부 총잡이 등을 포함한 무장단체를 조직했다. 이들은 소도둑으로 지목한 사람들을 제거하기 위해 존슨 카운티로 진입했다.
그러나 지역 주민과 보안관 측이 저항하면서 목장주 측 무장단체는 포위됐다. 결국 연방군이 출동해 포위된 침입자들을 구출하면서 대규모 유혈사태는 일단락됐다.
무장 침입에 가담한 사람들은 체포됐지만 실질적인 형사처벌로 이어지지 못했다. 당시 대규모 목장주들이 보유한 정치적 영향력과 지역사회의 대립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