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리뷰] 11월 5일 모노폴리 게임 출시, 부동산 독점의 역설
[역사속 오늘리뷰] 11월 5일 모노폴리 게임 출시, 부동산 독점의 역설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6.11.0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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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 바탕으로 만든 AI 생성 이미지./사진=파이낸셜리뷰 DB
기사 내용 바탕으로 만든 AI 생성 이미지./사진=파이낸셜리뷰 DB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1935년 11월 5일은 세계적인 보드게임 ‘모노폴리’가 출시된 날이다.

주사위를 던져 말을 움직이고, 도착한 땅을 구매하고, 소유한 부동산에 건물을 세우면 다른 참가자에게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 자산이 늘어날수록 상대방에게 더 많은 돈을 요구할 수 있으며, 결국 경쟁자들을 파산시키면 승리한다.

모노폴리는 미국 게임회사 파카 브라더스가 만든 게임이다. 하지만 모노폴리의 기원은 20세기 초 미국의 토지제도 개혁운동과 만나게 된다.

여성 발명가 엘리자베스 매기

그 중심에는 미국의 여성 발명가 엘리자베스 매기가 있었다. 매기는 토지 소유가 일부 계층에 집중되면서 발생하는 경제적 불평등에 주목했으며, 경제사상가 헨리 조지가 주장한 토지개혁론에 영향을 받았다.

헨리 조지는 토지가 인간의 노동으로 생산된 재화가 아니라는 점에 주목했다. 도시가 성장하고 인구가 늘어나면서 땅값이 상승하더라도 그 이익이 토지 소유자에게 집중되는 구조를 비판했다.

매기는 이러한 경제 원리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게임으로 표현하고자 했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지주 게임(The Landlord's Game)'이다. 매기는 1904년 이 게임에 관한 특허를 취득했다.

게임 참가자들은 토지를 구매하고 다른 참가자로부터 임대료를 받는다. 토지를 많이 확보한 사람은 지속적으로 수입을 얻지만, 토지가 없는 사람은 이동할 때마다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매기가 보여주려 했던 것은 바로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의 집중이었다. 그는 토지 독점에 따른 불평등을 보여주는 방식뿐 아니라 토지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공동체가 공유하는 방식도 구상했다. 경제제도에 따라 참가자들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게임이 여러 사람에게 전파되는 과정에서 본래의 교육적 취지는 점차 희미해졌다. 참가자들이 상대방의 재산을 빼앗고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는 경쟁 방식이 인기를 얻었다.

이후 찰스 대로가 상업화에 관여했고, 파커 브라더스가 1935년 모노폴리를 본격적으로 판매하면서 대중적인 보드게임으로 자리 잡았다.

모노폴리 게임 하면 할수록

모노폴리에서 승리하려면 부동산을 전략적으로 매입하고 특정 지역의 소유권을 확보해야 한다. 독점한 지역에 건물을 건설하면 임대료가 크게 상승한다. 다른 참가자들은 해당 지역에 도착할 때마다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부동산 소유자는 별다른 추가 노동 없이 수입을 얻지만, 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한 참가자는 자산을 잃어간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부의 격차가 확대되는 구조다. 매기가 경고하려 했던 경제적 불평등이 게임에서는 승리하기 위한 전략으로 바뀐 셈이다.

이 같은 구조는 현실의 부동산 시장과도 연결된다. 토지와 주택의 소유 여부에 따라 자산 형성 기회가 달라지고, 임대료 부담이 소득과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단순한 게임 규칙으로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노폴리는 한국에서도 익숙한 게임이다. 1982년 출시된 '부루마블'은 세계 주요 도시를 사고팔고 건물을 세우는 방식으로 인기를 얻었다. 두 게임의 구체적인 규칙과 배경은 다르지만 부동산을 확보하고 통행료를 받는다는 기본적인 구조는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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