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제주여행 SNS 홍보대사 10명 위촉
향토음식으로 풀어낸 제주 혼례 풍습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2026 제주 안트레 페스티벌-로맨틱 제주’ 개막식이 지난 7일 오후 제주시 제주목 관아 망경루 앞에서 열렸다.
강동훈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장은 결혼식 전날 친척과 이웃이 한데 모였던 제주 가문잔치의 의미를 소개하고 축제의 개막을 선언했다.
개막 행사에서는 제주의 문화와 여행지를 온라인으로 소개할 ‘2027 제주여행 SNS 홍보대사’ 10명도 위촉됐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가 주관한 이번 축제는 7일부터 이틀간 제주목 관아 일원에서 진행됐다.
제주 전통 혼례를 앞두고 사람들이 모여 음식을 장만하고 손님을 맞던 풍습에서 출발한 행사다. 주최 측은 관아 입구에 잔칫집의 솔문을 세우고 마루와 돌담 주변에 놀이와 먹거리,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강동훈 회장 “결혼식 전날 함께 모여 잔치를 벌이던 문화”
개막식이 시작될 무렵 망경루 앞에는 관람객들이 줄지어 앉아 있었다. 무대 뒤로는 ‘망경루’ 현판이 걸려 있었고, 양옆의 대형 화면 위로 기와지붕과 단청이 드러났다. 개막 전 퍼니밴드의 금관악기 소리가 울리던 무대에서 내빈 소개와 축사가 이어졌다.
이날 개막식에는 황경선 제주특별자치도 관광교류국장과 박지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강동훈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장, 정용식 제주문화방송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황 국장은 제주의 역사와 전통이 깃든 목 관아에서 축제가 열린 것을 축하하며 “도민과 관광객 모두 이곳에서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막 선언에 나선 강 회장은 축제 이름보다 먼저 그 바탕이 된 제주 혼례 풍습을 설명했다. 강 회장은 “제주 가문잔치는 결혼식 전날 함께 모여 잔치를 벌이던 문화”라며 다음 날에도 공연과 체험이 이어지는 만큼 관람객들이 제주의 가을 정취를 마음껏 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강 회장의 개막 선언으로 이틀간의 축제가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가문잔치에는 혼례를 치르는 집과 이웃이 준비를 함께하는 풍습이 담겨 있다.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이 소개한 옛 혼례에서는 결혼식 이틀 전 돼지를 잡고, 하루 전에는 친지와 이웃이 모여 가문잔치를 열었다.
가까운 사람들이 음식을 함께 마련하고 나눠 먹으며 혼인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이번 축제는 그 가운데 손님을 맞고 음식을 나누는 풍습을 관아 마당으로 옮겼다.

‘뭐랭하맨’ 무대 이어 제주여행 홍보대사 위촉
개막 선언 뒤에는 제주를 소재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 ‘뭐랭하맨’이 무대에 올랐다. 관객과 제주 이야기를 나누는 순서에 이어 ‘2027 제주여행 SNS 홍보대사’ 위촉식이 열렸다. 제주를 주제로 온라인 콘텐츠를 만들어 온 크리에이터와 인플루언서 등 10명이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위촉된 홍보대사들은 앞으로 각자의 채널을 통해 제주의 문화와 관광자원을 소개한다. 제주도관광협회는 도내외 크리에이터와 협력해 제주에서 경험할 수 있는 여행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알리고 실제 방문으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관아에서 열린 개막식에 제주여행 홍보대사 위촉식을 함께 배치한 것도 이런 취지다.
개막에 앞서 진행된 김지윤 소장의 ‘낭만 토크콘서트’는 연애와 결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다뤘다. 혼례를 앞둔 집에 이웃들이 모였던 풍습에서 출발한 축제가 무대에서는 오늘날 부부와 연인이 마주하는 이야기로 이어졌다.
사전 프로그램인 ‘로맨틱 제주 투어’도 결혼을 매개로 삼았다. 지난 8월부터 부모와 자녀 세대가 함께 참여하는 리마인드 웨딩과 웨딩 스냅 촬영, 서로에게 마음을 전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제주를 신혼여행지로 기억하는 부모 세대와 그 기억을 함께 나누는 자녀 세대를 한자리에 모으는 기획이었다.

진해루 아래 걸린 청홍 장식
개막식이 열린 망경루 앞에서 관아 입구 쪽으로 걸으면 진해루 아래에 세운 솔문이 눈에 들어왔다. 소나무 가지를 빽빽하게 엮은 문 위로 붉고 푸른 장식이 늘어졌다. 옛 잔칫집에서 손님을 맞던 문을 본뜬 것이다. 행사장은 청첩장 모양의 미션 지도를 들고 관아 곳곳을 돌아볼 수 있도록 꾸몄다.
마루 위 낮은 탁자에는 바구니가 여러 개 놓였다. 앞줄에는 ‘쥐띠’, ‘소띠’, ‘호랑이띠’ 이름표가 붙었고, 그 뒤로 다른 띠의 운세패가 이어졌다. 갈색 종이 끝에 묶은 삼끈은 바구니 가장자리 밖으로 흘러내렸다. 한 방문객이 한 손에 휴대전화를 쥔 채 다른 손으로 운세패를 들어 올렸다. 제주어로 적은 운세를 읽어보는 체험이었다.
기와를 얹은 돌담 앞에는 분홍색 벽이 세워졌다. 장미와 데이지를 그려 만든 커다란 하트 안쪽으로 작은 투명 캡슐이 빼곡히 매달렸다. 안을 들여다보면 반듯하게 접은 쪽지가 보였다.
‘하트 시그널’이라고 이름 붙인 이곳에서는 방문객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종이에 적어 캡슐에 담을 수 있었다. 전통혼례 포토존에서는 가족과 연인,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남겼다.
제주식 윷놀이인 넉둥배기와 함진아비를 소재로 한 미션도 마련됐다. ‘러브 LOOP’에서는 참가자가 직접 게임판의 말이 돼 움직였다.
돌담 모양 무드등이나 커플 팔찌를 만드는 체험과 즉석 포토카드도 운영됐다. 잔칫집의 먹거리는 ‘탐라 다이닝’에서 만날 수 있었다. 행사 메뉴에는 제주 뿔소라와 흑돼지를 활용한 꼬치, 발효음료인 쉰다리, 만디떡이 올랐다.

퍼니밴드가 문을 연 무대, 해가 지자 페퍼톤스
개막 전 퍼니밴드가 무대에 섰을 때는 회색 기와와 초록빛 단청이 또렷했다. 어두운 재킷에 밝은 바지를 맞춰 입은 연주자들이 트럼펫과 튜바 등 금관악기를 들었다. 무대 양쪽 화면의 붉은빛과 주황빛 사이로 악기가 번쩍였다. 망경루 앞에 놓인 의자에 앉은 관람객들 사이로 뒤늦게 자리를 찾아 통로를 지나는 사람들도 보였다.
저녁에 페퍼톤스가 무대에 오르자 같은 누각의 인상이 달라졌다. 양쪽 화면에 밴드 이름이 떠오르고 푸른 조명이 처마 밑까지 번졌다. 무대 앞으로 기타와 베이스 연주자가 나란히 섰고, 뒤편에서는 드럼과 건반 연주가 이어졌다. 어두워진 객석 사이로 공연을 담으려 들어 올린 휴대전화 화면이 하나씩 보였다.
축제는 이튿날인 8일 지역 예술인들의 공연과 방송인 박명수의 ‘DJ G-PARK’ 무대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제주목 관아 같은 역사 공간에서 지역의 생활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발굴해 원도심 관광과 연결할 방침이다.
개막식이 열린 7일 밤, 무대 앞을 벗어나 연못가로 걸음을 옮기니 발밑을 비추는 낮은 조명이 이어졌다. 맞은편 누각의 붉은 기둥과 단청이 검은 물 위에 거꾸로 비쳤다. 망경루 앞에서는 관객들이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고, 연못 쪽에서는 두 사람이 물가를 따라 나란히 걸었다. 오후에 솔문으로 손님을 맞았던 관아에는 밤이 되어서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여러 가지 다양한 행사가 펼쳐져
제주목 관아에서 이틀간 열린 축제는 8일 막을 내렸지만, 11월 하순부터는 도내 관광사업체들이 마련한 행사가 이어진다. 현장 안내자료에 따르면 돌집식당은 18일과 25일 두 차례 ‘정의현 밤마실-오래된 마을의 저녁 초대’를 연다. 제주애견카페 초록동산은 21~22일 반려견과 함께하는 ‘제주 도그 런 페스티벌(JEJU DOG RUN FESTIVAL)’을 마련한다.
카멜리아힐은 21일부터 12월 6일까지 ‘제주 겨울 동백으로 기억하다’를 진행한다. 제주베스트힐 글램핑&펜션에서는 25~27일 ‘Jeju K-콘텐츠 페스티벌’이 열린다. 클랭블루의 ‘아름다운 제주 아름다운 아시아스타’는 11~12월 중 열릴 예정이다.
먹거리와 환경을 주제로 한 사업도 안내자료에 담겼다. 제주 음식을 매개로 관광객을 유치하는 ‘제주미(味)행’은 20일로 잡혔다. 친환경 프로젝트 ‘줍젠’은 지난 2일 가파도에서 진행됐으며, 27일에는 비양도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