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회담을 열고 미국 정부의 ‘관세 폭탄’에서 한국을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다.

19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에서 김 부총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을 계기로 므누신 장관과 양자 회담을 가졌다.

이날 양측은 관세와 한미 FTA, 환율 보고서 등 양국 관계를 둘러싼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김 부총리는 양국 관계를 감안해 미국 정부의 철강 관세 부과에서 한국을 면제시켜 줄 것을 요청했고 이에 므누신 장관은 우리측 입장을 충분히 이해했다고 전했다.

또 미 정부의 결정 과정에 한국 측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한미 양국은 최근 한미 FTA 개정협상 진행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한미 FTA가 원만하게 진행·타결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김 부총리는 “다음달 미국의 환율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환율조작국(또는 심층분석대상국)으로 지정되지 않아야 한다”며 “정부가 현재 IMF 등과 외환시장 투명성 제고 방안을 협의 중에 있다” 설명했다.

이에 므누신 장관은 “아직 환율보고서가 작성중에 있는 만큼 예단하기는 어려우나, 한국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답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일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한국산을 포함한 수입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고율의 관세부과를 강행하면서 산업계를 중심으로 많은 우려가 나왔다.

정부는 미국이 관세 명령의 실제 발효일(23일)까지 제외 대상국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미 국무부 부장관과 상무부 장관을 차례로 접촉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관세 부과 예외국가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차선책으로 특정 철강 품목을 예외로 인정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또한 만약에 대비해 미국 관세 부과로 인해 피해가 큰 유럽연합(EU) 등과 공조, 국제무역기구(WTO) 등에 제소해 피해를 구제받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