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개 필요한 옵션만”...보험업계, 미니보험 ‘뜬다’
“내개 필요한 옵션만”...보험업계, 미니보험 ‘뜬다’
  • 서성일 기자
  • 승인 2019.01.21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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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최근 들어 보험업계가 ‘미니보험(소액단기보험)’을 잇따라 출시하며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새해 경영전략회의에서 “보험의 전 과정에 디지털 신기술을 적용해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고,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도 2030세대에 불고 있는 미니모험의 인기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미니보험의 장점은?

미니보험은 보장하는 손해와 질병의 범위는 한 두가지로 작고 보장 기간은 특정 시기에 국한되며, 월 보험료는 1만원 이하로 저렴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같은 상황은 소비자들의 소득 수준이 정체되기 시작하면서 저렴한 가격에 필요한 위험만 보장하는 보험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미니보험은 보험 가입을 위해 설계사를 만나 서류를 주고받지 않고도 모바일로 간단하게 가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요 고객층은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2030 세대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처브 라이프생명이 지난해 1월 출시한 유방암보험 가입자 연령대를 살펴보면 20대가 20%, 30대가 37%로 2030 세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처브라이프생명 관계자는 “일반 암보험 가입자 연령이 대부분 35세 이상임을 감안하면 유방암보험은 젊은 고객들의 가입 추세가 눈에 띄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월 7일부터 미니보험 가입 서비스를 시작한 간편 송금 앱 ‘토스’에서도 이런 경향이 눈에 띈다. 실제로 토스를 통해 미니보험에 가입한 고객 중 20대는 38%, 30대가 28%로 합하면 총 66%였다.

미니보험의 인기 요인은?

전문가들은 ‘미니보험’의 인기 요인으로 가입자가 사망해야 보험금이 나오는 상품인 ‘종신보험’에 대한 부담을 꼽았다.

종신보험은 대개 보험료가 월 10만원 이상으로 비싸다. 종신보험이 본인이 죽고 난 후 가족들만 혜택을 볼 수 있는 상품이란 점도 시장에서 외면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이는 부양가족에 대한 부담이 적은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사회 변화와는 맞지 않다는 분석이 관련업계의 지배적 의견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30대의 생명보험 신계약 건수는 전년 대비 2.25%(3만 6831건) 감소한 160만1201건이었다. 이는 같은 기간 40대의 생명보험 전년 대비 신계약 건수 감소율(마이너스 1.38%)보다 더 가파른 감소세다.

특히, 30대의 생명보험 신계약 건수는 2016년 163만8032건, 2015년 173만5276건으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각 보험사들이 출시한 운전자보험./출처=온라인 캡처
각 보험사들이 출시한 운전자보험./출처=온라인 캡처

보험사, 2017년 말부터 미니보험 본격 출시

이같은 추세를 반영해 보험사들이 미니보험을 본격적으로 출시한 시점은 지난 2017년 말 경부터다. 필요한 보장만 골라서 가입하는 미니보험은 주로 MG손해보험, 처브라이프생명, 교보라이프플래닛 등 소형 보험사들이 먼저 출시했다.

가장 먼저 화제가 됐던 상품은 MG손보의 월 1500원만 내면 가입할 수 있는 운전자보험이었다. 별다른 홍보 없이도 현재까지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는 인기 상품이다.

MG손해보험에 따르면 MG손보가 판매하는 운전자보험, 여행자보험 등 미니보험들의 지난해 12월 한 달 가입자 중 40%가 20·30대로 조사됐다.

미니보험이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자 현대해상, 삼성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대형 보험사들도 잇따라 상품을 출시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삼성생명이 지난해 9월 출시한 ‘미니 암보험’은 4개월 만에 1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암 진단금에 대한 보장만 담아 보험료를 30대 남성 기준 월 665원 수준으로 낮췄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다른 보험에 비해 판촉활동을 강화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입소문으로 판매했다”고 말했다.

2030세대, 종신보험→정기보험으로 이동 중

설사 부양가족을 위한 보험을 찾더라도, 2030 세대는 종신보험보다는 보장 기간을 줄인 미니 생명보험, 즉 정기보험에 주목한다. 정기보험은 일정 기간 내에 사망하면 보험금을 지급하고, 그렇지 않으면 보험금이 사라지는 상품이다.

개인별 맞춤 보험을 추천해주는 인슈어테크(InsurTech·보험과 기술의 결합) 스타트업들은 종신보험의 대안으로 정기보험을 추천한다.

보험 추천 플랫폼 ‘디레몬’은 고객이 나이와 성별, 혼인 여부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필요한 보험 상품을 추천해주는 ‘레몬클립’ 서비스에서 종신보험은 아예 제외시켰다. 레몬클립은 가족 부양을 위한 상품으로 종신보험 대신 정기보험을 추천한다.

명기준 디레몬 대표는 “같은 조건일 때 종신보험을 드는 것보다 정기보험을 드는 것이 월 납입 보험료가 10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며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일정 기간(10~20년)으로 한정해 가입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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