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 칼럼] 인생아! 고맙다.
[김진혁 칼럼] 인생아! 고맙다.
  • 김진혁
  • 승인 2023.08.1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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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 한 교수가 대학 강의 시간에 질문을 던졌다.

어떤 부부가 유람선 여행 중 폭풍우를 만나 파선하게 되었다. 마침 구조정에는 자리가 하나밖에 없었다. 남편은 침몰하는 배에 부인을 남겨두고 혼자 ‘구조정’에 올랐고, 부인은 가라앉는 배 위에서 남편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여러분,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 부인이 남편을 향해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요?”

학생들은 격분하여 “남자인 당신을 저주해요!” 남편을 마구 욕하는 대답이 여기저기서 이어졌다. 교수는 이때 한마디도 안 하는 학생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학생의 대답은 의외였다.

“부인은 아마 ‘우리 아이들 잘 키워 달라’ 며 울부짖었을 것 같아요.”

선생님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너 이 얘기를 어디서 들어 봤니?” 학생은 “아니요. 어릴 때 저의 어머님이 돌아가시면서 아버지께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교수는 “네 말이 정답이다.”

내막은 이렇다. 부인은 이미 고칠 수 없는 폐암 말기로 남편과 함께 세상을 떠날 마지막 위로 여행 중이었다. 배가 침몰한 뒤 남편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와 자녀 둘을 잘 키웠고, 그 남편도 몇 년 후 병으로 죽었다. 교수가 이야기를 끝내자, 교실은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워털루 전쟁의 영웅 웰링턴 장군은 승전기념 파티에서 손님에게 보석이 박힌 지갑을 자랑했다. 얼마 안 돼, 웰링턴은 지갑이 사라졌다고 소리친다.

“보석 지갑을 훔친 범인을 잡겠다.문을 닫아라.” 하객들이 호주머니 검사를 할 때 늙은 상사가 호주머니 검사를 반대하고는 황급히 문을 박차고 나갔다.

사람들은 상사를 범인으로 생각했다. 1년 후 다시 파티가 열렸는데, 외투를 입던 웰링턴은 깜짝 놀랐다. 도둑맞은 줄 알았던 보석 지갑이 외투 주머니에 들어 있었다.

웰링턴은 황급히 상사를 찾아가 용서를 구했다. “왜 검사를 거부했습니까”

상사의 대답은 “그날 밤 아내와 아이들이 굶고 있었습니다.제 주머니에는 가족에게 줄 빵 몇 조각이 들어있었습니다.” 웰링턴은 통곡하며 용서를 구했다. 옳고 그름은 신의 영역으로, 인간은 부족함을 깨닫고 메울 뿐이다.

정약용은 아들에게 세상을 제대로 살아가는 두 가지의 큰 기준을 이야기했다. 하나는 옳고 그름(是非)의 기준이고, 둘째는 이롭고 해로움(利害)의 기준이다.

이 두 가지 기준에서 4가지의 등급이 있다. 1등급은 옳음을 지키면서도 이익을 얻는 삶이다. 2등급은 옳음을 지켰지만 해를 당하는 삶이고, 3등급은 그름을 좇으면서 이익을 얻는 삶이요, 마지막 가장 낮은 4등급은 그름을 좇으면서도 해를 당하는 삶이다.

모든 사람이 1등급의 삶을 원하지만 실제로는 행하기 어렵다. 어려움을 당할 때 용기로 옳음을 지키려고 노력이 필요하다.

공자도 논어 위정편에서 말했다.

“제사 지내지 않아야 할 귀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은 아첨하는 것이고, 옳은 일인 줄 알면서도 실행하지 않는 것은 용기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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