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 칼럼] 고독
[김진혁 칼럼] 고독
  • 김진혁
  • 승인 2024.01.19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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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 고독(solitude)과 외로움(loneliness)은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말이다. 고독은 다른 사람 혹은 사회와 접촉이 없이 혼자 있는 상태이고, 외로움은 홀로 되어 쓸쓸한 느낌이다.

고독은 스스로 무엇인가를 얻기 위한 자의적인 노력이며 즐거운 사색이라면 외로움은 군중 속에서 홀로 떨어져서 상처받는 고통이다. 따라서 고독한 자가 세상에서 가장 강한 자라면 외로운 자는 혼자되는 공허감으로 움츠린 나약한 존재다.

미국의 신학자 폴 틸리히(Paul Johannes Tillich)는 “혼자 있는 고통은 외로움이고, 혼자 있는 즐거움은 고독’이라 했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진정 자신을 뒤돌아보고 진정한 자아와 용기를 갖게 하는 고독을 즐기는 법을 제시한다.

첫째, 타인의 삶과 자신의 삶을 비교하지 말고 자신에 대한 믿음을 내려놓지 않는다. 둘째, 스스로 고독의 시간을 즐겨라. 빌 게이츠는 1년에 2번씩 작은 별장에서 일주일간 칩거하며 생각주간(Think Week)을 가진다. 그 기간 동안 새로운 아이디어와 전략 구상에 몰입한다. 셋째, 인간은 처음부터 홀로다.

삶의 가장 중요한 순간에 인간은 예외 없이 혼자다. 시인 릴케는 “가장 중요하고 가장 진지한 일에 있어서 인간은 이름 없이 혼자다"라고 말한다.​

넷째, 혼자만의 고독한 시간에서 영감과 창의력 계발을 할 수 있다. 시끄럽고 탐욕과 분쟁의 세상 속에서는 성찰을 찾아볼 수 없다. 다섯째, 고독은 자신과의 해우다.

쇼펜하우어의 ‘소품과 부록’에서 “혼자일 때 비로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느낄 수 있다. 초라한 자는 자신의 초라함을, 위대한 정신은 자신의 위대함을 온전히 느낀다” 고독을 견디지 못하면 자기 자신을 볼 수 없다.

위대한 인물들은 혼자만의 고독한 시간을 통해서 기발한 영감을 얻었다. 고독을 활용하면 놀랄만한 힘의 원천이 된다. 헨리 소로우는 “사고(思考)하고 혹은 일하는 사람은 늘 혼자이지만 그대로 내 버려두라”고 했다.

과학자 뉴턴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싫어해서 나서길 꺼렸다. 명성은 그에게 고독할 시간을 빼앗아가기 때문이었다. 노르웨이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자신의 오두막에서 한 달에 한 번 혼자서 고독을 즐겼다. 파스칼은‘인간은 혼자서 죽어야 하는 존재’라고 말했다.

톨스토이는 ‘인생에서의 중요한 순간은 항상 홀로 있을 때이다. 즉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가 아니라 신과 더불어 있을 때이다’라고 말했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스스로 고독하고 성찰한 선택이야말로 후회 없는 인생사가 된다. 인생의 선택은 다른 사람이 아닌 고독 속에서 핀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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