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 칼럼] 인사의 평균 타율은 3할 8푼에 불과합니다
[임영호 칼럼] 인사의 평균 타율은 3할 8푼에 불과합니다
  • 임영호
  • 승인 2024.02.1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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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 ‘천하를 얻으려면 먼저 인재를 구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관포지교(管鮑之交)로 우리에게 익숙한 춘추전국시대 제 나라의 명재상 관중(管仲)은 환공(桓公)을 춘추시대 첫 번째 패자(霸者)로 만든 일등공신으로, 인사관리에 관한 대원칙을 제시하였습니다.

“진정한 인재는 지위에 어울리는 인격적인 덕(德), 봉록(俸祿)에 어울리는 공적(功績), 관직에 어울리는 능력(能力)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이 세 가지 기본사항을 그르치면 사악한 자들이 날뛰게 되고, 아첨하는 무리가 위세를 부리게 될 것이다.”

인사제도는 경영자의 의사결정을 도와주고, 구성원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설계되고 운영되어야 합니다. CEO의 지도력이 인사제도를 통해 전혀 반영되지 않거나, 구성원이 어떻게 해야 조직에서 성공할 수 있는가를 인사제도로서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 조직은 발전할 수 없습니다.

회사 업무를 잘하고 있다는 성과나 상벌, 미래 경영을 좌우할 수 있는 요소들인 혁신 의지, 인성과 교육, 그리고 개인의 성장 요소를 가늠할 수 있는 근속연수 등이 인사제도 안에서 적절하게 비중을 가져야 합니다. 또한, 이렇게 조합된 평가 요소들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 아래에 운영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제도적인 장치로 판단하기 어려운 정성적(定性的) 부분이나, 신사업 개척 같은 주요한 현안을 다룰 수 있는 능력을 판단하여 인사할 수 있는 CEO의 재량성도 함께 가져야 합니다.

인사 승진서열의 투명성과 CEO의 재량성을 어떻게 조화시키는 것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대기업의 인사관리 룰은 대체로 팔(八)대 이(二) 법칙인 것 같습니다. 인사승진서열 80% 전후는 보장하되, 20% 전후는 경영자에게 결정권을 준다는 뜻입니다. 구성원들에게 근무 성적순서를 80% 전후로 반영함으로써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열심히 노력하고 좋은 성과를 내면 승진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승진 인사를 100% 제도화해서 결정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최종 결정권을 가진 CEO의 권한을 제로(0)로 만드는 것입니다. CEO가 아무런 인사권을 가지고 있지 않는다면 조직을 제대로 운영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투명성과 공정성을 갖춘 제도가 전혀 없고 CEO만이 자유롭게 인사권을 사용한다면 누가 열심히 일하겠습니까? 경영자와 친교 활동이나 하고, 줄을 잡기에 혈안이 될 것은 뻔합니다.

10명이 승진하기로 한다면, 근무 성적 평정 리스트를 작성하여 상위 8등까지는 결정적인 하자가 없을 시 승진을 보장해줘야 구성원에게 조직 생활에 대한 비전을 줄 수 있습니다. 나머지 2명은 기본 능력을 잘 갖추고 있어 승진시켜도 이의를 제기할 수준이 아니라면, 이를 고려하여 다음 서열 군(群)중에서 CEO가 선택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인사의 평균 타율은 3할 8푼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에 대하여는 관대합니다. 스스로 못났다고 판단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인사를 하고 나면 세 사람 중 한 사람은 만족하고, 한 사람은 그저 그렇고, 나머지 한 사람은 불만족합니다. 인사는 함께 경영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는 중요한 일입니다. 저는 강한 조직력과 성과는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에서 나온다는 것을 명심하고 또 명심합니다.

임영호 약력

現) 동대전 농협 조합장

前)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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