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형 칼럼] 즉석판매제조가공업 인허가 받은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에 납품이 가능할까
[박재형 칼럼] 즉석판매제조가공업 인허가 받은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에 납품이 가능할까
  • 박재형 행정사·가맹거래사
  • 승인 2024.03.21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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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행정사·가맹거래사

[파이낸셜리뷰]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가맹점에 소스 등 원료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식품제조가공업’ 인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가맹점에 식재료를 납품하는 것은 식품의 유통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동일한 사업장에서 제조해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장과 다른 영업소에서 판매하는 것은 모두 유통에 해당이 됩니다.

가령 이런 질문을 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내 명의의 A 사업장에서 음식을 만들어서, B 사업장에서 판다면 대표 명의가 같은데 유통이 아니지 않나요?”

이런 경우도 유통이 맞습니다. 식품을 유통하는 것인지, 아닌지의 여부는 ‘명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장소’를 기준으로 봐야 합니다. 동일한 사람이 만들고, 판매를 하더라도 만드는 장소와 판매하는 장소가 달라지면 식품이 오염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식품을 직접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유통, 납품을 하는 경우에는 「식품위생법」에 따른 기준을 준수한 깨끗하고, 안전하게 식품이 제조됐는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따라서 식품제조가공업 인허가는 식품과 관련된 인허가 중 까다로운 편에 속합니다. 법령에 따라 위생적인 제조 환경을 갖춰야 하며, 제조업장을 만드는 만큼 「건축법」, 「대기환경보전법」, 「소음·진동관리법」, 「물환경보전법」 등 건축, 환경에 관련된 법령도 준수해야 합니다.

반면 즉석판매제조가공업은 같은 제조업장이지만, 식품제조가공업에 비해서 기준이 덜 엄격합니다.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시설의 수도 적습니다. 이에 인허가를 진행하기가 비교적 수월합니다.

그 이유는 즉석판매제조가공업도 음식점과 마찬가지로 제조된 식품을 다른 업체에 유통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직접 판매를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음식점과 달리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에 이런 식으로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즉석판매제조가공업장에서 만든 식품을 온라인으로 음식점에서 사가서 다시 팔면 되는거 아닌가요?” 온라인으로 판매 시 고객이 어떤 사람인지 특정할 수 없기에 음식점에서 온라인으로 제품을 구매하고, 이를 사용해 영업을 할 수 있지 않냐는 것입니다.

여기서 더 확장해서 "그럼 프랜차이즈 본사가 즉석판매제조가공업을 신고하고, 가맹점이 고객이 되서 식품을 구매하고, 이를 사용하면 되지 않나요? 라고 문의를 주시는 프랜차이즈 업체와 관계자분들도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즉석판매제조가공업과 음식점의 상품을 구입하는 ‘고객’은 본인이 ‘직접 먹을 음식 을 사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음식점이 즉석판매제조가공업장의 식품을 사가서 본인이 직접 먹는 것이 아니라 이를 활용해 최종 고객에게 다시 판매를 하는 것은 ‘유통’에 해당이 되고, 즉석판매제조가공업장에서 구입한 제품을 활용해서 음식점이 영업을 해서는 안됩니다.

식품과 관련된 영업의 세부 종류와 그 범위를 규정하고 있는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에서도  즉석판매제조가공업에 대한 정의를 보면 ‘총리령으로 정하는 식품을 제조·가공업소에서 직접 최종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영업’이라고 명시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법령에 규정된 사항으로 본다면, 즉석판매제조가공업장에서 생산한 식품을 음식점에서 구입 후, 이를 재료로 사용해서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도 안됩니다..

그런데 식품의 안전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중앙행정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즉석판매제조가공업소의 영업 범위에 대해 법령 상 기준보다 조금 더 넓은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출처 : 식품의약품안전처, 2016년 자주하는 질문집(식품·축산물·건강기능식품)

 

출처 : 식품의약품안전처, 2019년 상반기 자주하는 질문집(식품·축산물·건강기능식품·위생용품)

위 자료들은 식약처에서 2016년과 2019년에 발간한 자료집에 있는 질의응답 내용들입니다. 이 자료들에 나온 내용을 보면 즉석판매제조가공업은 식품을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해야하며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에게 판매해서는 안되지만, 최종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면서 ‘부수적으로’ 식품접객업소에서 그대로 재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조리과정’을 거쳐 ‘조리식품의 원료’로서 사용하는 경우에는 판매가 가능하다고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식약처는 이러한 사안에 대해 2021년 초에 잠시나마 다른 방향으로 유권해석을 내놓기는 했지만, 기존에 자료집을 통해 내놓았던 의견이 이미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진 상황 때문인지, 몇 개월 만에 다시 입장을 바꿔 위 자료들에 나온 것과 같이 즉석판매제조가공업소에서 만든 식품을 음식점에서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해야 할 사항은 즉석판매제조가공업소에서 다른 음식점에 식품의 원료를 판매하는 것은 ‘부수적인 영업’으로서 제한적 허용이 이뤄진 것입니다. 원료의 공급을 주된 목적으로 영업행위를 하는 즉석판매제조가공업소는 「식품위생법」 위반에 해당이 될 수 있습니다.

또 부수적으로 영업을 해야 하는 것이기에 프랜차이즈와 같이 가맹점에 ‘전문적’ 또는 ‘지속적’으로 원재료를 공급하는 행위는 유통·판매에 해당해 불가능하다고 식약처에서도 유권해석 사항에 명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프랜차이즈 본사가 최소한의 투자만으로 즉석판매제조가공업소를 만들고, 여기서 생산된 제품을 다른 가맹점에 공급하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아두셔야 합니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가맹점에 직접 생산한 식품을 원재료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식품제조가공업’ 인허가를 받으셔야 한다는 것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박재형 약력

現 하나 행정사가맹거래사사무소 대표

現 소상공인진흥공단 희망리턴패키지 컨설턴트

現 경실련 프랜차이즈피해구제상담센터 법률상담관

現 대한가맹거래사협회 소상공인지원센터 전문상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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