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 칼럼] 돈이 많으면 행복할까?
[김진혁 칼럼] 돈이 많으면 행복할까?
  • 김진혁
  • 승인 2024.03.22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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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 외눈박이 사슴은 바닷가에서 풀을 뜯어 먹으면서 사냥꾼이나 무서운 짐승을 경계한다. 그런데 눈이 하나밖에 없는 사슴은 못 쓰는 눈은 바닷가에 두고 잘 보이는 눈은 숲으로 경계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신나게 풀을 뜯어 먹고 있었는데 바다 위에 배 한 척이 나타났다. 물고기를 잡던 한 낚시꾼이 ‘물고기 잡는 것보다 사슴이 낫겠지“라는 말과 함께 화살을 쏘아 사슴을 명중시켰다,

죽어가던 사슴은 “바다가 훨씬 안전하다고 믿은 자신이 한심하구나”라고 중얼거렸다. 자신이 믿고 싶었던 것만 바라보는 좁은 시선이 사달을 냈다는 이솝 우화다.

돈이 많으면 정말 행복할까? 2010년 로이터 통신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무엇이 성공의 가장 중요한 상징인가?”라는 의식조사에서 한국인 응답자의 69%가 돈을 성공의 요소로 꼽았다.

미국은 33%, 캐나다는 27% 응답으로 우리와 대조를 이뤘다. 다른 조사에서도 한국인은 돈이 많아야 행복하다고 믿는다. 이처럼 돈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한국인 의식은 불행하다는 통계로 이어진다. 한국인의 행복감은 100점 만점에 59점으로 세계 평균 행복지수인 71점에 훨씬 못 미친다.

돈이 많으면 행복하다는 생각은 오해다. 돈이 행복을 가져다준다면 이 세상 모든 부자들이 다 행복해야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백만장자라도 행복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영화, 리들리 스콧(Ridley Scott) 감독의 ‘올 더 머니’(All the Money in the World)가 있다.

돈의 무서움과 허무함을 보여주는 영화다. 이 영화는 1973년 7월, 로마에서 일어났던 게티 Ⅲ세 유괴사건을 소재로 만든 실화 영화다.

게티 Ⅲ세는 세계 최고의 갑부로 손꼽히는 석유 재벌 존 폴 게티의 손자다. 그는 이탈리아 마피아에게 유괴되어 몸값으로 1700만 달러(한화 186억 원)를 요구받는다. 납치된 게티 Ⅲ세의 엄마 게일은 어떻게든 아들을 구하려 하지만 할아버지 폴 게티는 선뜻 몸값을 지급하지 않았다.

폴 게티는 납치범들에게 돈이 없다고 거절하면서 “내게는 손주가 14명이나 있다”라며 “내가 몸값을 준다면 앞으로 13명의 유괴당한 손주를 더 보게 될 것”이라는 말을 남긴다.

유괴사건은 무려 4개월 동안 지속되었고, 마피아는 게티의 귀를 잘라 보낸 후에야 몸값을 270만 달러로 낮춰 풀려 나온다. 폴 게티 3세는 마피아로부터 풀려났지만, 약물에 찌들고 시력을 잃고 평생 휠체어 신세로 살다가 54살에 사망했다.

영화 대사 가운데 폴 게티는 “부자가 되는 것은 쉽지만, 부자로 사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또한 "얼마나 가져야 만족하시겠습니까?"라는 플레처의 질문에 폴 게티는 한마디 “더(More)”로 돈에 대한 끝없는 탐욕을 보여줬다.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다.

돈이 많아도 더 많이 더 많이 끊임없이 돈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행복은 기대치로 결정되기에 집착을 버리면 행복이 온다. 돈 때문에 행복을 잃지 않는 인생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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