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리뷰] 기업 활동과 투자 시장의 최대 화두로 ESG가 부상했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의 비재무적인 성과와 지속 가능성을 평가하는 기준이다. 기업들은 오랫동안 효율과 이윤 극대화를 최고의 선으로 여겼다.
‘기업은 법률이 요구하는 이상의 사회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라는 원칙이 있었다. 하지만 단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일부 기업의 위험하고 불법적 행위로 인해 사회적 문제를 불러일으켰다. 미국 화학기업 듀폰은 1931년‘기적의 냉매’라며 프레온이라는 냉각제를 개발해 에어컨 등에 사용하여 대기의 오존층을 파괴한다는 사실이 드러나 국제적인 퇴출 운동이 벌어졌다.
미국 석유업체 엑손모빌은 주주총회 때 주주들의 온실가스 감축 촉구 결의안을 거부하면서 기업가치가 급락하고 투자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ESG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은 2004년 세계 각국의 금융회사에 지속 가능한 투자를 위한 기준 개발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금융회사 및 글로벌 자산 운영사들도 ESG라는 요소를 활용해 투자 대상 기업을 평가하고, 이 내용이 2006년 ‘유엔 책임투자 원칙’에 반영됐다. 과거의 패러다임에 안주해서는 투자 유치를 기대하기 어렵다. ESG 경영이 지표화하여 평가에 활용된 것이다.
유럽연합은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에서 ESG를 재무제표에 반영하려고 한다. 국민연금은 내년부터 투자의 60%를 ESG 평가한다.
그동안 기업의 사회적 공헌은 기부나 봉사활동, 문화예술 후원 등 자발적 돕기 수준이었다. 향후 ESG 라는 새로운 과제를 부여받게 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환경 분야는 청정기술의 사용이나 탄소 배출 저감 활동, 환경오염 및 유독물질 배출 차단, 천연자원 활용 등을 요구한다.
사회 분야에서는 고용·양성평등. 인권 존중, 직원 건강과 안전 보호, 제조물의 안전과 품질 확보, 데이터 보안, 공급망 관리 등이 중시된다. 지배구조는 이사회 구성이나 임원 보수의 적절성, 준법경영 등 얼마나 기업을 투명하게 운영하는지를 따진다.
ESG 경영은 글로벌 규범인 동시에 기업의 위기이자 기회인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 핵심은 기업 윤리 및 철학적 마인드로, 코로나 이후 경영의 뉴노멀이 되었다.
ESG 분야의 가장 큰 화두는 기후 변화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세계 각국이 탄소 중립(net zero) 사회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고, 제조업 비중 높은 한국 경제에 부담이 클 것이다.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들은 생존하기 어려워지고, 반면 녹색 뉴딜 정책을 기반으로 한 친환경 소재, 배터리 업체들이 더 탄탄해지는 기회가 될 것이다.
예컨대 애플 구글 월마트 등은 2050년 이전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만 충당한다는 ‘RE100(Renewable Energy 100) 캠페인’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아마존은 ESG 경영을 준수하는 곳과 거래를 늘리겠다고 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는 자연에서 물과 이산화탄소로 생분해한 재킷을 선보였다. SK그룹은 경영에서 ESG 목표를 설정하고 성과 측정한다. 현대자동차는 미래 키워드로 ‘친환경’으로 꼽고 전기차와 수소차 육성을 그룹의 미래로 삼았다.
향후 10년간은 친환경과 지속 가능성을 경영전략이 대세다. 국민연금도 전체 운용자산(약 752조 원)의 4% 수준인 ESG 관련 투자를 내년에 59%까지 늘린다고 한다.
모 신문의 소비자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83%는 “제품을 구매할 때 사회적 평판에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 기업의 존재 이유는 ‘이윤 창출’이다. 하지만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진 공급이 넘치는 시대에는 ESG가 지속 가능한 기업의 잣대가 되고 있다. 5G·AI·빅데이터·클라우드·드론 등 신사업에도 ESG의 도전과 혁신이 전제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