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재윤 강산건설 명예회장 피해 여성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인터뷰] 박재윤 강산건설 명예회장 피해 여성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6.07.27 1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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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의 익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만든 AI 생성 이미지./사진=파이낸셜리뷰 DB
피해자의 익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만든 AI 생성 이미지./사진=파이낸셜리뷰 DB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박재윤 강산건설 명예회장 피해 여성이 기자에게 울면서 한 말이었다. 그녀는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더 힘들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성희롱과 성추행이 어디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리야 있을까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그런 하소연이었다.

현재 항소심 진행하고 있지만 그 정신적 피해가 상당하다는 것이 그녀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본지는 지난 21일 피해 여성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물론 피해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철저히 익명으로 기사를 내보낸다.[편집자 주]

사건은 이러했다

박 명예회장이 여성 사업가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700만원 벌금형을 선고 받은 가운데 검찰이 형량이 지나치게 가볍다면서 항소를 했다.

입수한 판결문과 항소이유서 등을 살펴보면 1심 재판부는 박 회장에게 벌금 700만원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3년간 취업제한을 선고했다.

사건은 2021년 10월경 서울 강남구 논현로에 있는 한 식당에서 여성 사업가를 상대로 첫 번째 강제추행을 했다. 판결문과 항소이유서에는 박 명예회장의 강제추행이 상세히 묘사돼 있지만 차마 기사에는 담을 수 없다.

두 번째 범행 역시 2021년 11월 13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있는 식당 룸 안에서 벌어졌다. 역시 기사로 담을 수 없는 강제추행 내용이다.

문제는 박 명예회장이 집행유예 기간 중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이다. 박 명예회장은 2019년 별도의 강제추행 사건으로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동종전과가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검찰은 1심 형량이 범행의 중대성과 재범 위험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항소했고, 항소심에서 징역 1년과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에서 피해 여성 친오빠가 강산건설 박재윤 명예회장이 실형을 선고 받아야 한다면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어기선 기자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에서 피해 여성 친오빠가 강산건설 박재윤 명예회장이 실형을 선고 받아야 한다면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어기선 기자

재판에 간다는 생각만 해도

피해 여성은 항소심 재판(22일) 앞둔 지난 21일 인터뷰에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그녀는 “재판에 간다는 생각만 해도 너무 힘들었다. 법원에 가는 날이 다가오면 몸도 아프고 심리적으로도 큰 부담이었다”고 말했다.

성희롱·성추행 피해 여성들이 겪는 고통을 똑같이 겪고 있다. 피해 여성들은 하나같이 재판정에 서는 것이 힘들다고 한다. 그래도 진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재판정에 설 수밖에 없다.

피해 여성은 “저는 제가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일만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면서 “내일(22일) 법원에 간다고 생각하니까 몸으로 바로 반응이 오더라”면서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

또한 “직접 겪어보니까 왜 피해자들이 그렇게 힘들어하는지 알겠더라”면서 “공황장애나 정신적으로 힘든 사람들을 이제는 이해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피해 여성은 박 명예회장의 이름만 언급해도 흠칫 놀라는 모습이었다. 그녀는 “계속 그 사람 이름을 듣고 그 회사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다”고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사업 때문에 계속 마주해야 하는 상황이라 상처가 계속 반복됐다”면서 “사건은 끝났는데 제 마음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피해 여성은 현재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그녀는 “정신건강의학과에 간다는 사실 자체가 저에게는 큰 상처였다”고 현재 상태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내가 그런 병원에 가야 한다는 걸 인정하기 싫었다”면서 “의사 선생님이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됐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에서 피해 여성 친오빠가 강산건설 박재윤 명예회장이 실형을 선고 받아야 한다면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어기선 기자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에서 피해 여성 친오빠가 강산건설 박재윤 명예회장이 실형을 선고 받아야 한다면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어기선 기자

진정 어린 사과만 했어도

피해 여성은 박 명예회장을 향해 “저는 정말 사과 한마디면 됐다”면서 “왜 저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건 그렇게 어려운지 아직도 모르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법은 무섭고 저는 안 무섭습니까”면서 “법정에서만 잘못했다고 하는 건 저에게 하는 사과가 아니었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1심 법정에서 재판 끝난 후)그렇게 쫓아오면서 ‘미안하다’고 하는 건 제가 원했던 사과가 아니었다”면서 “진정성 있는 사과였다면 제 평생의 한이 조금은 풀렸을 것 같다”면서 박 명예회장의 진정한 사과를 요구했다.

또한 박 명예회장이 5천만원 공탁금을 건 것에 대해서도 분노했다. 피해 여성은 “공탁금이 뭔지도 저는 몰랐다”면서 “법원에서 전화가 와서야 공탁이 됐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저와는 아무 상의도 없이 공탁부터 해놓고 법정에서는 인정했다고 말하는 모습이 더 화가 났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에만 잘 보이려고 공탁한 것처럼 느껴졌다”면서 공탁금을 걸기 전에 진정 어린 사과를 해야 했다고 밝혔다.

박재윤 명예회장 비슷한 연배만 봐도

피해 여성은 박 명예회장에 대한 두려움이 상당했다. 피해 여성은 “지금은 박 명예회장처럼 연세 많은 남성만 봐도 옆에 가기 싫을 정도”라면서 그날의 트라우마가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 사람 얼굴도 보고 싶지 않고 목소리도 듣고 싶지 않았다”면서 “뒤에서 따라오며 미안하다고 하는 모습도 소름이 끼쳤다”고 1심 재판 과정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했다.

피해 여성은 “강산건설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계속 그 일이 떠올랐다”면서 “사업 때문에 계속 그 사람들과 마주쳐야 한다는 것이 더 큰 고통이었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처음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녀는 “누가 알게 될까 봐 많이 숨기고 살았다”면서 “세상에 알려지는 것도 싫었다”고 자신의 감정을 드러냈다.

또한 “사건보다도 이후의 2차 가해가 저를 더 힘들게 했다”면서 “왜 저를 이렇게까지 매도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이는 피해 여성이 속한 법인은 시행사이고, 강산건설이 시공사이기 때문에 박 명예회장 측은 피해 여성이 성희롱·성추행 당했다고 허위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피해 여성은 “끝났다고 생각할 때마다 또 다른 2차 가해가 이어졌다”면서 “사과는커녕 계속 저를 사업 때문에 고소한 사람처럼 몰아갔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에서 피해 여성 친오빠가 강산건설 박재윤 명예회장이 실형을 선고 받아야 한다면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어기선 기자

가족도 모르던 피해, 알리게 된 이유는

피해 여성은 “우리 딸도 잘 모르고 있다”면서 “누군가 알게 될까 봐 계속 숨기고 살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터뷰에 응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피해 여성은 “저도 이제는 용기를 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다”고 언급했다.

또한 “지금은 제 트라우마를 넘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저를 위한 싸움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한 싸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더 이상 몸을 사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처럼 피해를 입은 여성들이 용기를 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이야기했다. 피해 여성은 박 명예회장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여성들이 상당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 역시 용기를 내서 함께 연대를 했으면 하고, 그 중심 역할을 하고 싶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한편, 피해 여성 친오빠 역시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에서 박 명예회장의 항소심 유죄 판결을 원하는 1인 시위를 했다.(관련 기사 : [인터뷰] 피해 여성 친오빠 “강산건설 박재윤 명예회장, 실형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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