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24일, 서울 인사동 갤러리 아리수서 암벽등반 사진 44점 전시

[파이낸셜리뷰=조용식 기자] "암벽과 빙벽 앞에서 우리는 나이와 직함을 내려놓았습니다."
이기성 인수봉천번오르기(천봉회) 회장의 인사말처럼, 60~80대 시니어 산악인들에게 수직의 절벽은 한계를 시험하는 무대이자 서로를 온전히 믿고 의지하는 삶의 터전이었다. 로프로 서로의 몸을 연결하고 뒤따르는 동료에게 기꺼이 손을 내어주며 묵묵히 바위를 오른 시간이 어느덧 10년을 맞았다.
은퇴 후에도 식지 않는 열정으로 뭉친 '인수봉천번오르기(이하 천봉회)'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아리수에서 기념사진전과 포토에세이 출판기념회를 개최한다.
'십년의 동행 천번의 오름'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지난 10년간 암벽과 빙벽을 오르며 쌓아온 회원들의 도전과 우정, 동료애를 사진과 기록으로 되돌아보는 자리다.

천봉회는 사회 각 분야에서 봉사하다 은퇴한 시니어들이 모여 결성한 등산 모임이다. 일반적인 걷기 중심의 산행을 넘어 북한산 인수봉을 비롯한 국내 암벽과 빙벽 등반을 이어왔으며, 전통적 암벽 루트를 오르는 '클라이밍 오딧세이' 등 국내외 명산에서 새로운 도전을 지속해 왔다.
특히 회원들은 등반의 성과보다 안전과 동료 간 신뢰를 중시해 왔다. 암벽에서 로프로 서로의 몸을 연결하고, 어려운 구간에서는 동료의 등반을 돕는 과정 자체가 천봉회의 10년을 지탱해 온 원동력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형석 작가가 2017년부터 올해 9월까지 촬영한 사진 가운데 개인사진 42점과 단체사진 2점 등 모두 44점을 선보인다. 사진에는 수직 암벽에 매달린 등반가의 모습부터 설산과 빙벽을 오르는 장면, 산 정상에서 함께 웃는 회원들의 모습까지 다양한 기록이 담겼다. 험준한 자연 속에서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시니어 산악인들의 모습은 나이와 도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사진전과 함께 출간되는 포토에세이 《천번의 오름》(지은이 전완근)도 눈길을 끈다. 총 330쪽으로 제작된 책은 개인의 등반 기록을 담은 1부와 단체 활동을 정리한 2부, 미래의 시니어 산악활동을 조망하는 3부, 사진으로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4부로 구성됐다. 단순한 산행 기록집을 넘어 시니어들이 은퇴 이후에도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새로운 경험을 축적해 온 과정을 보여주는 기록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사진전과 포토에세이 제작에는 장승필, 이광석, 천호선, 전양, 김윤종, 전형석, 손인환, 박재천, 이승훈, 이종국, 김기형, 이춘식, 전완근, 이동훈, 이기성, 유종희, 한인석, 최돈하, 박만규, 정지원, 장영수 등 21명이 참여했다.
천봉회의 활동은 고령화 시대에 시니어들의 여가와 산악문화가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은퇴 이후의 삶을 단순한 휴식이나 취미활동에 한정하지 않고, 체력과 경험에 맞는 도전을 통해 사회적 관계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이기성 천봉회 회장은 "천 번의 오름은 기록이 아니라 함께 걸어온 10년의 약속이었습니다"라며 "그 시간을 사진과 책으로 담아 '십년의 동행 천번의 오름'을 선보입니다"라고 이번 전시의 의미를 전했다.
공식 기념식은 오는 18일 오후 4시 갤러리 아리수에서 열린다. 이와 별도로 23일 오후 5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지인들을 초청해 10주년 기념사진전과 출판을 축하하는 모임이 별도로 마련된다. 사진전은 오는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11길 13 갤러리 아리수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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