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역사] 주식형 펀드 열풍(2005~08년)
[부의 역사] 주식형 펀드 열풍(2005~08년)
  • 김진혁
  • 승인 2024.08.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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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 2000년대 중반부터 한국에서는 과거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저금리 구조가 정착되기 시작했다. 은행예금 등 확정금리부 상품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주식형펀드를 외면해 왔던 국내 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참여가 확대됐다.

2005~08년 주식형펀드로 유입된 자금의 규모는 105조 원에 달했다. 이때부터 간접 투자 문화가 정착됐고, 한국 증시도 외국인에만 의존했던 천수답형 시장에서 내부 유동성과 해외 유동성이 보완적인 역할을 하는 균형 잡힌 시장으로 바뀌었다.

▶ KOSPI 2000p 도달(2007년)

중국 경제 고성장의 수혜를 받은 조선, 기계, 운송주 등이 급등하면서 KOSPI 2,000p대 도달. 80년대 후반 이후 십수년 간 이어진 장기 박스권을 완전돌파하면서 주가가 한 단계 레벨업 되었고, 주식이 명실상부한 장기투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었다.

▶글로벌위기와 주가 급락(2008년)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 글로벌 증시 폭락. 2008년 4분기의 주가 하락 속도는 30년대 대공황기 주가 급락 국면에 버금갈 정도로 빨랐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펀더멘털이나 금융시스템은 서구 국가들에 비해 훨씬 양호했지만, 금융 개방화의 진전으로 서구의 불안이 그대로 아시아권으로 전염됐다..

2009년 이후 한국 증시는 V자형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2008년 급락의 상처가 빠르게 치유되었다. 시가총액 상위 ‘우량주’였던 은행주의 시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많은 은행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죠.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했던 2007년에는 포스코가 삼성전자에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줍니다. 그 뒤로 한국전력 국민은행 현대중공업 신한지주 우리금융 등이 자리를 잡습니다. 제조업과 금융업종 기업들이 시가총액 상위를 차지한 겁니다.

코스피지수가 3000선을 돌파했던 지난해 1월을 보면 시가총액 상위 기업이 확 달라집니다. 삼성전자가 시가총액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점은 비슷하지만, 과거 상위에 이름을 올렸던 은행주는 10위 안에서 한 종목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 대신 네이버 카카오 같은 정보기술(IT) 기업이 빠르게 성장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같은 바이오 기업의 성장세도 돋보였습니다. 결국 1989년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면 시가총액 상위 10위 안에 드는 우량 대형주를 골랐다고 해도 투자에 성공하기는 쉽지 않았을 겁니다. 수많은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를 고른 혜안이 있는 투자자를 뺀다면 아무리 장기로 투자해도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우량주 장기투자의 함정

시대 변화에 따라 업종을 골라내는 것도 어렵지만, 같은 업종 안에서 좋은 종목을 고르는 것 역시 쉽지 않다. 1989년 시가총액 순위가 7위와 8위로 나란했던 삼성전자와 금성사(LG전자)는 같은 전자업종으로 묶였지만 30년 뒤 두 종목의 수익률 차이는 크게 벌어졌다.

이렇게 개별 종목을 투자할 때 따라오는 손실 위험을 개별 종목 리스크라고 한다. 개별 종목 리스크는 회사가 속한 산업의 전망, 기술의 발전, 경영진의 능력 등을 모두 포함한다. 지금은 회사가 잘 나가더라도 시대 변화에 따라 산업 전체가 쪼그라들 수 있겠죠. 아니면 같은 업종에서 다른 경쟁 기업들은 다 잘나가는 데 내가 고른 기업이 갑자기 이상한 신사업에 뛰어들어서 돈을 까먹고 있을 수도 있다. 모회사는 생각한 대로 돈을 잘 버는데 자회사가 속을 썩일 수도 있고. 한 기업에 투자한다는 것은, 미처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다.

▶ 삼성전자 1975년 상장 후 3000배 올랐지만, 우량주 고르는 안목

산업 변화에 따라 투자 대상 바꿔야 개별 종목에 투자할 때는 당연히 우량주를 골라내는 혜안이 필요하다. 그러나 좋은 종목을 골라냈다고 하더라도 그 기업이 10년, 20년 뒤에까지 좋은 종목일지 확신을 갖기가 쉽지 않다.

우리가 흔히 예로 드는 삼성전자는 굉장히 이례적인 사례이다. 남다른 판단력과 예측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우량주를 한 번 사서 장기투자하는 건 성공하기 쉽지 않은 전략이다. 그러니 개별 종목에 투자할 땐 우량주를 걸러내는 관점과 산업 변화에 따라 투자대상을 바꾸는 유연함을 함께 지녀야 한다. 이렇게 하기 어렵다면 차라리 주식시장 전체에 투자해 내 포트폴리오에 우량주가 계속 포함되도록 하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다.

▶ 12.12 증시 부양책(1989년)

한국 증시 역사상 가장 강도 높은 증시 부양책. 당시 노태우 정부는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해서 주가를 부양하도록 했다. 그러나 인위적인 부양책의 효과는 오래 가지 않았다. KOSPI는 일시적 상승 이후 약세로 반전됐고, 오히려 여러가지 부작용을 초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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