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시사 인문학 365일] 4월 15일 일류와 이류의 차이
[김진혁의 시사 인문학 365일] 4월 15일 일류와 이류의 차이
  • 파이낸셜리뷰
  • 승인 2019.04.15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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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원가의 80퍼센트가 초기단계에서 결정된다는 것은 모든 업계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설계단계에서의 잘못은 지우개로 고치는 비용밖에 안 든다. 시험제작 단계에서 문제점을 발견하면 금형 고치는 비용이 든다. 생산에서 발견되면 다시 제작을 해야 한다. 하지만 제품이 시장에 깔리고 나서 문제가 발견되면 전 제품을 리콜하면서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 그래서 기획의 완벽이 절대 중요하다.

-한근태의 「오픈 시크릿」에서-

[파이낸셜리뷰] 당신이 일류인지 이류인지 알아보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다고 한다.

당신은 항상 약속시간 15분 전에 나타나는가? 버스나 전철을 탈 때 내리는 사람을 배려하는가? 청소나 복사 같은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가, “에스‘라고 하면 일류이지만 “이까짓 것”이라며 하찮게 여기는가는 대충대충 형이다.

이탈리아의 미술가, 과학자, 사상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 (1452- 1519) 출생.

“우리는 이따금 자연이 하늘의 기운을 퍼붓듯, 한 사람에게 엄청난 재능이 내리는 것을 본다. 이처럼 감당 못 할 초자연적인 은총이 한 사람에게 집중 되어서 아름다움과 사랑스러움과 예술적 재능을 고루 갖게 되는 일이 없지 않다. 그런 사람은 하는 일 조차 신성해서 뭇 사람들이 감히 고개를 들 수 없으니 오직 홀로 밝게 드러난다. 또 그가 내는 것들은 신이 손을 내밀어 지은 것과 같아서 도저히 인간의 손으로 만들었다고 보기 어렵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조르조 바사리(Giorgio Vasari)가 극찬한 이 사람. 그는 바로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 빈치였다. 레오나르도는 1452년 이탈리아의 빈치라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는 피렌체의 유명한 공증인인 세르 피에르의 아들이었지만 적자가 아닌 사생아였다. 당시 이탈리아는 일반 사생아들은 의사도 약사도 될 수 없었고 대학에도 갈 수 없었다. 그래서 레오나르도 역시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열다섯 살이 되던 해, 레오나르도는 피렌체로 갔다. 그곳에서 아버지 세르 피에르는 어렸을 적부터 데생에 소질을 보이던 아들 레오나르도를 안드레아 델 베로키오라는 화가의 공방에 견습생으로 들여보냈다. 만약 레오나르도가 합법적인 아들이었다면 아버지는 그를 공증인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레오나르도는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의사의 길을 걸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그와 같은 출신이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화가는 그나마 나은 직종이었을 것이다.

어린 레오나르도는 다른 견습생들과 마찬가지로 바닥 청소나 잔심부름 같은 허드렛일부터 시작했다. 그러다 붓을 닦고 안료를 빻는 일 등을 하면서 그림 그리는 일을 배웠다. 레오나르도는 열심히 그림 실력을 키워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스승과 함께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물론 레오나르도가 스승과 동등하게 짝을 이뤄 작업을 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단지 스승이 그리다 만 그림의 귀퉁이에 천사들을 그려 넣었다. 제자의 솜씨는 스승을 놀라게 했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스승은 나이 어린 제자가 자신보다 그림을 더 잘 그린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그날 이후로 더는 그림을 그리지 않고 조각에만 전념했다고 한다. 훗날 레오나르도는 “스승을 능가하지 못하는 제자는 무능하다”라고 말했다.

이 시절 레오나르도의 그림 실력은 누가 보더라도 최고의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결점이 있었다. 주문받은 일감을 끝까지 완성시키지 않는 일이 잦았다. 1478년 처음으로 그림 그리는 일을 단독으로 맡았을 때도 밑그림만 겨우 그리고 그만 두었다. 1481년에 주문 받은 제단화인 ‘동방 박사의 경배’ 역시 완성시키지 못했다. 이런 습관은 평생을 따라 다녔다. 그가 그린 것이 분명한 완성작의 수는 아무리 많이 잡아도 스무 점을 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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