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시사 인문학 365일] 10월 3일 고개 숙이기
[김진혁의 시사 인문학 365일] 10월 3일 고개 숙이기
  • 김진혁
  • 승인 2019.10.0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채송화 그 낮은 꽃을 보려면 그 앞에서 고개 숙여야 한다.

그 앞에서 무릎도 끓어야 한다. 삶의 꽃도 무릎을 꿇어야 보인다.

- 아동문학가 박두순 ‘꽃을 보려면’ 중에서 -

[파이낸셜리뷰] 열아 홉 어린나이에 장원 급제하여 파주 군수로 간 한 맹사성은 무명선사를 찾아가 물었습니다. “스님이 생각하시기에 이 고을에서 최고의 덕목은 무엇입니까?”

“그건 어렵지 않지요. 나쁜 일을 하지 말고 착한 일을 많이 하면 됩니다.”

“그런 것은 어린애도 다 아는 이치 아닙니까?”

거만한 맹사성은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습니다. 그 때 무명선사가 '차나 한잔하고 가라'고 붙잡으면서 차를 따라주는데 찻잔에 물이 넘치도록 따르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보고 맹사성이 “스님! 찻물이 넘쳐 방바닥이 흥건합니다.” 라고 만류하자 스님은 말한다. '찻잔이 넘쳐 방바닥을 적시는 것은 알면서도, 왜 어리석게도 지식이 지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모르십니까?'

스님의 이 말 한마디에 맹사성은 얼굴을 붉히며, 급히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가려다. 그만 문틀에 머리를 세게 부딪치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선사는 웃으면서 또 한 말씀 '고개를 숙이면 부딪치는 법이 없나니.'

교만은 패방의 선봉이며 인간관계의 깊은 쓴 뿌리다.

오늘의 역사: 아시시의 성인 프란체스코(1182~1226) 타계

13세기 초 로마 가톨릭교의 수도사로 프란체스코회(프란체스코 수도회)를 설립하여 세속화된 로마 가톨릭교회의 개혁 운동을 이끌었다.

이탈리아 고대 도시 아시시에서, 예수처럼 말구유에서 태어남. 그는 부유한 상인을 아버지로 둔 덕에 젊어서는 쾌락을 즐겼으나 이웃 도시와의 전쟁에 참전했다가 포로로 잡히고 병까지 얻기도 함. 27세 때인 어느 날, “무너져가는 나의 집들을 다시 세우라”는 예수의 목소리를 듣게 되고, 그 길로 가족을 떠났으며 재산과 명예를 버렸음. 다시 태어난 그는 갈색의 농민복장에 '청빈 순결 순종'을 상징하는 세 겹의 밧줄을 허리에 매고 가난한 자, 병든 자의 친구가 됨. 몇 명의 제자와 탁발(托鉢)하는 수도회를 만들었는데 그 수가 3,000명에 달했다. 자신은 무소유의 길을 걸었어도 물질세계를 부정하지 않았고 철저하게 사회속으로 파고들었으며, 학문연구도 소홀히 하지 않아 많은 신학 교수들을 배출했음. 1224년 9월 라 베르나산(山)에서 40일간 금식할 때, 예수와 마주쳐 그의 손과 발목, 옆구리에 참을 수 없는 고통과 손과 발에 못 자국이 생기는 신비체험을 하게 됨. 이때 얻은 상처에 눈까지 멀어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늘 미소를 잃지 않았다. 1226년 10월 3일, 고향에서 선종함. 2000년 기독교 역사상 예수를 가장 많이 닮은 성인이었고, 중세 최고의 지성이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